Q : 모임 제안 수락하곤 늘 집에 와서 후회[마음상담소]

 

■ 마음상담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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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고민

저는 내향인인데 싫은 사람이 포함된 모임도 가야 할지 고민입니다. 내향적인 성향이라서 2∼3명의 만남은 좋지만 여러 사람과의 모임은 너무 어렵습니다. 잡담이나 스몰토크를 하는 모임이 힘들고 내가 왜 여기 있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업무적인 회의는 괜찮고, 남들 앞에서 발표도 그럭저럭하다 보니 사람들은 제가 외향적이라고 오해해 모임에 오라고 연락하거나 모임을 주선하는 역할을 맡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모임 제안을 수락해 놓고 집에 와서 후회하는 일을 반복합니다. 연말에 모임이 많아질수록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더욱이 5명 이상의 모임에서 싫은 사람 1∼2명이 끼어 있으면 스트레스는 더욱 심해집니다. 싫더라도 모임에 참가해야 할지, 아니면 좋은 사람들과의 시간도 포기하는 것이 나을지 고민입니다.

 

A : 내향인의 딜레마… 어떤 제안받든 확답 미루는 습관 들여야

▶▶ 솔루션

자기 에너지에 맞는 방향으로 딜레마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향형과 대인공포 등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사연자의 경우 대인 관계에서의 불안이 심하기보다는 사회적 역량에 비해 사회적 배터리가 빠르게 방전되는 내향인의 딜레마를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목적과 역할이 뚜렷한 자리에서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지만, 맥락 없는 다자간 스몰토크에서는 과부하가 걸리는 상태입니다.

사람들이 상대방에게 역할을 맡길 때 모든 속사정까지 헤아릴 수는 없습니다. 매번 거절이 어렵다면 평소 대화를 통해 자신의 특성을 은연중에 흘려 두어야 합니다. “발표나 일 얘기는 괜찮은데, 사석에 가면 기가 다 빨려서 다음 날 앓아누워요” 또는 “저는 3명이 넘어가면 고장 나는 내향인입니다”처럼 가볍게 성향을 공표해 두면, 거절의 명분도 자연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거절하지 못하고 수락한 뒤 집에 와서 후회하는 패턴은 즉각적인 거절이 주는 어색함을 피하려다 생깁니다. 어떤 제안이든 그 자리에서 바로 답하지 않고 일정을 확인해 본다고 하며 답을 미루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받아들일 만한 상황인지, 내 에너지 잔량을 고려해 텍스트로 정중히 거절하는 편이 훨씬 수월합니다.

불편한 사람이 끼어 있는 모임의 참여는 조금 다른 문제입니다. 외향인이라고 해도 싫은 사람까지 좋을 수는 없습니다. 거절의 과정이 좀 힘들겠지만 그런 모임은 참석하지 않고 좋은 사람들과 따로 모임을 잡는 선택이 더 낫습니다. 모임에 참가하는 인원이 늘어날수록 대화의 깊이는 얕아지고 스몰토크 위주로 흘러가기 쉽습니다. 여기에 싫어하는 사람까지 섞여 있으면 그 사람들에게 신경이 곤두서면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교감하며 느끼는 긍정적 에너지를 얻기 어려워지기 마련입니다. 생계나 내 미래에 정말 중요한 모임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대안적 모임을 모색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대인 관계에서 선택과 집중은 늘 어려운 문제입니다. 원인을 너무 고민하는 것보다 실질적인 해결책을 통해서 내 에너지를 잘 보존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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